대상의 현상은 감각에 의해 현현한다. 그러나 대상의 본질은 자아에 의해 순간순간이 추이된다.

예술은 고통의 다른 이름이다.

찰나, 찰나를 각성된 채로 움직이는 자아는 고통의 핵심이다.

고통을 관통한 예술이 비로소 대상의 본질에 닿을 수 있는 것은 표현될 수 없는 본질이 표현되지 않고 표현한 예술에 내포되어 있어서다.

세계는 음양의 조화이지만 그 조화는 자아의 독법에 의해 무수히 변용된다.

실로 음양의 변용은 카오스적 혼돈이어서 어떠한 규범도 무화한다. 생명은 혼돈되는 질서이다.

표현될 수 없는 생명의 기미를 나의 독법으로 나는 표현한다.

생명의 맥락을 어떤 기미로 해석해 내는 인식의 힘, 그것이 내 작업의 요체다.

이곳과 저곳에 혼재하는 규정될 수 없는 생명의 박동은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다.

그 섬세한 기미를 포착하여 화폭에 옮기는 일은 고뇌에 찬 작업과정이다. 

그러나 그 고뇌는 생명의 박동을 나의 몸으로 육화해내는 일이다. 따라서 나는 손의 감각을 통해 표출하면서 예술을 노래한다.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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